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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부터 적용되는 골프 규칙 중에 드라이버 헤드의 반발계수가 0.83을 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웬만한 골퍼라면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래서 골프클럽 메이커들은 드라이버 헤드의 디자인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나이키의 사각 드라이버, 타이틀리스트의 삼각형 드라이버, 테일러메이드의 뒤로 길쭉한 드라이버가 2007년 많은 관심을 받았던 형상이었고 올해 들어 일본 미즈노는 5각형 드라이버를 출시했다.

드라이버 형상이 이렇게 바뀌면 헤드의 관용성(빗맞아도 똑바로 날아가게 해준다는 의미)을 의미하는 관성모멘트(MOI) 수치가 커지기 때문에 일반 아마추어 골퍼들의 OB를 줄여주기는 한다. 그러나 똑바로 날아가기는 해도 더 멀리 날릴 수는 없다. 이 점이 골프클럽 메이커의 고민이다. 나이키 사각 드라이버가 대표적인 사례다. 처음 출시됐을 때, 많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큰 관심을 가졌지만 몇 달 지나지 않아 타격음이 좋지 않고 (어니 엘스는 참치 캔 따는 소리라고 혹평하기도 했다) 거리가 더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하다 보니 생각처럼 잘 팔리지는 않았다고 한다.

드라이버 판매의 핵심은 비거리인데 비거리가 월등하다는 광고를 할 수 없다 보니 판매에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래서 골프클럽 메이커가 눈을 돌린 분야가 샤프트다.

사실상 드라이버샷 거리에 영향을 주는 핵심 요소는 골퍼의 스윙 스피드와 헤드의 반발계수 그리고 샤프트의 성능이다. 그런데 스윙 스피드는 골퍼의 능력에 고정된 변수고, 반발계수는 0.83으로 묶였고, 오직 남은 분야는 샤프트 성능뿐이다.

이 바람에 재미를 보는 곳은 일본 샤프트 메이커다. 롬박스 샤프트로 유명한 일본의 후지쿠라, 디아마나 시리즈로 유명한 미쓰비시 샤프트, 그리고 그래파이트디자인이 고성능 샤프트 물결의 덕을 보고 있다. 그중에서도 그래파이트디자인의 투어 AD와 후지쿠라의 롬박스 샤프트는 대표적인 고성능 샤프트로 유명하다. 주변에서 샤프트를 바꾸고 나서 재미 봤다는 이야기를 하도 많이 듣던 터라 나도 그중 한 종류의 샤프트로 바꿔보았다. 헤드는 전에 쓰던 그대로이고 샤프트만 바꿨더니 비용은 35만원 정도가 들었다. 샤프트를 바꾼 (리샤프팅이라고 부른다) 드라이버를 들고 필드에 나가기 전날에는 초등학생이 되어 소풍을 기다리는 기분만 같았다. 봄바람이 적당히 불어오는 주말, 리샤프팅 후의 첫 티샷, 부드러운 스윙으로 때린 첫 티샷은 잘 날아가서 페어웨이 중앙에 안착했지만 평소보다 탄도가 약간 낮은 것 같았다. 거리는 전에 쓰던 드라이버와 크게 차이 없었다. 이 샤프트가 선단부(드라이버 헤드와 연결된 부분, 팁이라고도 부른다)가 좀 뻣뻣하다는 말을 들었었는데 그 이유 때문에 탄도가 조금 낮아진 것 같았다. 전반 나인 홀을 돌면서 일곱 번의 티샷을 했는데 샤프트 성능은 대체적으로 만족스러웠다.

후반이 시작되었다. 후반 첫 홀부터는 몸도 풀렸고 샤프트 성능에 대해서도 믿음이 갔기 때문에 평소 스윙으로 돌아와 전력으로 티샷을 때려냈다.

홈 코스에서의 라운드라서 이 홀에서 티샷을 때리면 전면에 있는 벙커에서 10미터쯤 모자라는 지점에 떨어지는 것을 잘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벙커에 바로 들어가버렸다. 15미터 정도 더 날아갔다는 뜻이다. 그 다음 홀도, 또 그 다음 홀도 티샷은 평소보다 10~15미터 정도 더 나갔다. 평소 잘 알던 골프코스가 갑자기 쉬운 코스로 돌변해버렸다. 스코어도 5스트로크는 줄어들었다. 방향성도 전에 쓰던 드라이버에 비해 그리 나쁜 편이 아니었다. OB도 하나밖에 내지 않았다. 그날 라운드가 끝나고 동반 플레이어들과의 의견 일치를 볼 수 있었다. 드라이버를 통째로 바꾸는 것보다는 자기 스윙에 맞는 샤프트만 바꾸는 것이 더 나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었다. 드라이버를 바꾸려는 독자 여러분이 있다면 리샤프팅을 한 번 고려해 보시라고 권하고 싶다.

[묵현상 / blog.naver.com/hsmuk]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1451호(08.04.16일자)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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