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희의 골프연재

[이광희님의 골프연재] <7> - "드라이버를 찾았어요!?"

by 관리자 posted Apr 26,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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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드라이버를 찾았어요!?"

"프로님! 저,오늘 드라이버를 찾았어요.!"
작달막한 키에 다부지게 생긴 정 사장은 연습장에 들어서  면서 레슨에 열중하고 있는 필자를 보자 느닷없이 큰소리 로 떠든다.옆 타석에서 공을 치던 사람들은 무슨 일인가 싶어 연습을 멈추고 돌아다 본다.

"아니! 드라이버를 찾다니 언제 드라이버를 잃어버렸단 말이오?"

의아해서 물으니 연습장 소음 때문에 잘 안 들렸던지 그는

" 나 참, 답답하시네.드라이버를 잃어 버린 게  아니고요.잊어버렸던 드라이브샷 감을 찾았다 이 말입니다."

  말 뜻을 얼른 못 알아들어 자신의 기쁨이 반감이라도  된 듯 어린애처럼 그는 투정을 부린다.우리 나라 사람들은 가끔 말을 거꾸로 하는 버릇이 있다.

  요즘엔 별로 듣기 힘들지만 옛날 어머니들은 쌀을 사 먹는다는 말을 <쌀 팔아먹는다>고 해 어린 시절 필자의 짧은 머리를 헷갈리게 했던 기억이 난다.

"진리는 멀리 있는 게 아니더라고요.첫 홀 티 샷 직전 팅 그라운드 근처 스윙매트에 세워놓은 거울에 비춰진 내 스윙자세를 보니 글쎄 드라이버가 안 맞는 이유를 발견했지 뮙니까?""

"어허!무슨 서론이 그리 길어요? 바쁘니 요점만 말해요"

하고 중간에 말을 자르자 섭섭한 듯 그는 볼멘소리로

"요 즘 내 드라이버가 자꾸 악성훅이 난다니까 프로님이 어드레스 때 몸의 중심이 왼발에 치우치고 오른팔이 목표선에서 왼팔 보다 앞으로 튀어 나온다고 지적해 주면서 오른발 바닥에 힘을 느끼고 오른팔 꿈치를 옆구리에 붙이듯  하라고 했는데 그 땐 솔직히 말 뜻을 잘 못 알아 들었거든요? 그런데 오늘 거울에 비춰진 자세를 보는 순간 그것을  알게 되었다 이 말입니다.자세를 고치고 나니 훅도 안나고 거리도 짱짱하게 나가 드디어 오늘 모처럼만에 7자를 그렸지 뭡니까? 이게 다 선생님 덕분입니다."

하며 고맙다고 자판기에서 음료수 뽑아다 주는 모습이 자못 즐겁다.

골퍼들은 참으로 단순하다.골프로 인해 일희일비하는 모습은 꼭 어린애다.

정 사장은 평소 드라이버가 빨래 줄 이라고 자랑을 해왔다.그와 같이 한 사무실에 근무하던 외국인친구도 그의  드라이버에 반하기도 했다는데 최근 들어 회사일 때문에 필드에 자주 못 나가다 보니 그의 드라이버가 완전히 맛 이 가버렸다고 징징대며 한수 가르쳐 달라고 졸라 대곤 했었다.

그는 드라이버 와 우드 3개(3,5,7)를 모두 국산을 쓴다. 아마도 골프 좀 친다는 사람치고 국산드라이버를 쓰는 사람은 많지 않다.우연한 기회에 그는 다비드(그는 데이비드를 그렇게 말한다)드라이버를 쓰게 되었는데 그 채로 언더 파를 기록한 이후 그 클럽에 대한 그의 믿음은 신앙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그런데 요즘 그 드라이버가 망가져 슬럼프가 오자 남들이 잘쓰는 외제드라이브에 자주 눈길이 가면서 골프채를 바꾸려고 망설이는 그를 보면서 역시 골퍼들의 심정은 누구나 비슷하다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그는 골프 고수답게 끝까지 자신의 골프채를 신뢰 하는 것을 보고 감동해(?) 그냥 한수 가르쳐 준 것뿐인데 그는 결국 어느 한 순간에 스스로 드라이브 샷 감각을 되찾은 것이다.

  자신의 골프기술을 의심해본 적은 있어도 골프클럽을 의심해본적은 없었다는 골프황제 잭 니클로스의 말이  생각났다.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9-01-19 1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