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크한 칼럼

샹제리제의 가을과 골프

by 관리자 posted Nov 28,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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샹제리제의 가을과 골프

성급히 찾아오는 파리의 가을은 아름답다. 개선문에서 콩코드 광장에 이르는 거리, 젊음과 낭만, 예술과 사랑으로 상징되는 샹제리제 거리는 마음이 통하는 이와 함께 걷고 싶은 곳이다. 콩코드광장과 엘리제궁에 가까워질수록 길 폭이 넓어지며 가로수가 두 줄로 서있는데 한 줄은 마로니에, 또 한 줄은 프라타나스이다. 9월 중순이면 벌써 마로니에는 가을색을 흠뻑입고 그 잎새들을 떨군다. 그런데 그 바로 옆줄의 프라타나스는 푸른잎이 청청하기만하다. 우리네 삶을 생각케하는 이 두 가지 나무는 각기 전혀 다른 모습으로 아름다운 조화를 이룬다.

파리에 거주하는 한인동포는 약 만 여명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에 골퍼의 수는 최근 많이 늘어나 약 500여명으로 추산하고 있다. 프랑스전역의 골프장 수는 약 600여개인데 파리에서 당일에 다녀올 수 있는 곳만도 30여개나 된다. 2년 전에 한인골프회가 처음으로 생겼는데 현재 회원은 150여명으로 한인 단체 중에서 가장 활약하는 단체로 알려져 있다.

J씨의 안내로 필자가 찾은 골프장은 파리시내에서 북쪽으로 약 25마일 떨어진 Apremont Golf Club 이다. 이 골프장에 들어서면서 제일 먼저 눈에 들어 온 것은 엄청나게 큰 클럽 하우스이다. 얼핏 보기에 학교건물처럼 생겼는데 회원 하나하나를 위한 라커룸과 휴게실 그리고 사우나, 스팀을 비롯한 스파 시설이 잘 되어 있었으며, 복고풍의 식당이 있고 또 한쪽으로 카페가 운치 있게 자리 잡고 있었다. 정원에는 인공폭포를 만들어놓고 그 주변에 간단한 음료나 간식을 즐길 수 있게 꾸며 놓은 곳도 있었다. 클럽 하우스 안에는 프로 샵과 프랑스 골프역사를 전해주는 초창기 골프 용품들을 전시해 놓은 곳이 인상적이다.

골프코스는 누구나 티샷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넓은 들판처럼 앞이 확 트이게 만들어 놓았다. 18홀을 도는 동안 어느 홀과도 겹치지 않게 디자인 한 것을 보면 아마도 300에이카 정도는 됨직했다.  코스 양쪽 옆의 숲은 주로 소나무와 밤나무가 주종을 이루었는데, 밤나무에는 탐스러운 밤송이들이 탐스럽게 매달려 짙어가는 가을을 실감케 하였다. 그린 주위에는 여러 개의 깊은 벙커들이 입을 딱 벌리고 있는데, 벙커 안에는 이곳에서는 좀처럼 보기 드문, 마치 밀가루같이 고운 모래가 있어 그곳에 한발 들어서면 발목까지 푹 빠지는 것이 아주 특별했다. 그린은 길이가 35야드 정도 되는 대형으로 앞과 뒤쪽의 핀 위치에 따라 클럽 3개의 차이가 난다. 훼어웨이의 거리표시는 180미터가 흰색, 135미터는 빨간색, 90미터는 노란색으로 표시 되어있고, 파4와 파5는 그린입구가 기준거리이고, 파3인 경우만 그린중앙을 기준거리로 표시되는데, 거리표시는 프랑스에 있는 모든 골프장이 동일한 방법을 쓴다고 한다.
라운딩하는 골퍼들을 유심히 보니 프랑스인들은 주로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이었는데 아직도 여유 있는 사람들의 스포츠로 알려져 있다고 한다. 골퍼들은 주로 핸드카트를 사용하고, 전동카트를 사용하는 모습도 간혹 볼 수 있다. 이곳의 한인 골퍼들도 일년에 몇 번의 토너멘트를 하는데 프랑스뿐만 아니라 전 유럽에서 약 100 여명의 한인 골퍼들이 대회에 참가하여 성황을 이룬다고 한다.

프랑스의 많은 골프장들은 나름대로 역사적인 재미있는 얘깃거리들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한인들이 많이 가는 돌체골프장은 노네트강 연안에 자리 잡은 고급별장지대로  제1차 세계 대전 때에 프랑스군 총사령부가 있었던 곳이며, 어떤 곳은 나폴레옹이 작전을 구상하며 거닐던 곳이라던가, 전쟁에 승리하여 승전을 축하했던 곳, 또는 세계적인 미술가 밀레나 로뎅이 그림을 그리던 지역, 루이 왕이 사냥을 즐기던 곳이라는 옛날 이야기를 들으니 흥미로웠다.
“파리쟝들은 골프에서 함께 라운딩을 하지 말아야 할 사람으로 Menteur(거짓말 쟁이), Trichcur(남을 속이는 행위), Ralcur(불평불만이 많은 사람), Etiquettc(애티켓)을 안지키는 사람을 꼽는다”는 이야기를 들으며 정말 그렇다는 생각을 하였다.

수많은 미술관, 운치 있는 거리와 빌딩들, 멋진 카페와 맛난 요리, 그리고 와인과 치즈, 거기에 골프를 더하니 이보다 좋을 순 없다.

* 참고로 파리에는 한인 J씨가 운영하는 유일한 골프실내연습장이 있다. 그곳에서 골프클럽대여 및 골프에 대한 모든 안내를 받을 수 있었다



미국 뉴저지 지부장 듀크한
WPGA Master PRO
dukehahn@hotmail.com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9-01-19 1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