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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기-

새 한마리
젖으며 먼 길을 간다

하늘에서 땅끝까지 적시며
비는 내리고

소리내어 울진 않았으나
우리도 많은 날 피할 길 없는

빗줄기에 젖으며 남 모르는
험한 길을 많이도 지나왔다

하늘은 언제든 비가 되어
적실 듯 무거웠고

세상은 우리를 버려둔 채
낮밤없이 흘러갔다

살다보면 배지구름 걷히고
하늘 개는 날 있으리라

그런 날 늘 크게 믿으며
여기까지 왔다

새 한마리
비를 뚫고 말없이
하늘 간다

   -도종환-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이동되었습니다 (2006-11-20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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