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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구 골프여왕 신지애-서희경 스타일 전격 비교

 1인자는 이전 1인자를 닮는 법일까. 새로운 '국내 1인자' 서희경이 국내 최고의 여자 골퍼 신지애가 떠난 자리를 이어받을 기세다.

 서희경은 3일 올시즌 첫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메이저대회인 한국여자오픈 정상에 오르며 2개 대회 연속 우승의 상승세를 탔다.


 서희경은 신지애보다 두 살 위다. 하지만 위치로 보면 서희경이 '제자'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서희경은 인터뷰에서 종종 "신지애에게 많이 배웠다"고 언급한다.


 새로운 1인자 서희경은 KLPGA의 떠나간 여왕 신지애에게서 무엇을 배웠을까.





 ▶1인자는 모두 '역전의 명수'


 지난해 6승을 거둔 서희경은 올해 2승을 더해 KLPGA 투어에서 총 8차례 우승했다. 이 중 5차례가 역전 우승이다. 특히 3일 한국여자오픈에서는 2라운드까지 무려 6타 뒤지다 마지막 날 1위로 치고 올라오면서 대회 사상 최다타수차 역전 우승을 이뤘다. 종전 기록은 1987년 강춘자의 5타차 역전 우승이었으니 20여년만에 기록이 깨진 것이다. 마지막날 특히 강해 '역전의 명수'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신지애와 비슷해 보이는 부분이다.


 신지애 또한 KLPGA에서 거둔 19승 중 8차례가 역전 우승이었다. 해외 투어까지 합치면 더 많다. 타고난 마인드 컨트롤 능력 덕분이다.


 ▶신지애로부터 배우다


 하지만 서희경을 어릴 때부터 지도한 고덕호 프로는 "희경이는 원래 전혀 역전에 강한 스타일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오히려 잘 하다가도 뒤로 갈수록 무너지는 타입이었고 한다. 서희경이 변신하게 된 계기는 바로 지난해 신지애와의 동반 훈련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투어 일정을 마치고 서희경은 신지애 측의 배려로 함께 5박6일간 광주의 한 골프코스에서 연습을 했다. 고 프로는 "이 때 희경이가 지애를 보고 '연습량이 저렇게 많은 줄은 정말 몰랐다'며 '이제 연습이란 게 어떤 것인지 알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신지애로부터 테크닉이 아닌 성실성과 강한 정신력을 전수받은 서희경은 이 훈련을 고비로 확 달라졌고, 하이원컵 SBS 채리티 여자오픈에서 고대하던 첫 승을 할 수 있었다. 한국여자오픈 우승 뒤에는 "신지애한테서 배운 여유 덕분에 이제 마지막 순간에도 떨리지 않는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갈 길은 멀다


 아직 서희경은 신지애를 따라가기는 멀었다. 신지애는 한 시즌 최다 상금 기록(2008), 연간 최다우승(2007년 10승) 등 쟁쟁한 KLPGA 투어 기록을 갖고 있다. 아직 서희경은 신지애의 반에도 못 미치는 8승을 했을 뿐이다. 해외 투어에서의 적응력도 아직 배우지 못했다. 서희경 본인도 "LPGA에 다녀와 보니 신지애가 얼마나 대단한 선수인지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점점 닮아가고는 있다. 올 시즌 꾸준한 체력 단련으로 4kg을 늘린 서희경은 보다 강해진 파워로 비거리를 늘리며 신지애의 명품 드라이버샷 따라잡기에도 나섰다. 제자에서 경쟁자로의 변신도 곧 현실화될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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