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2007.04.23 10:50

水墨의 편지

조회 수 1926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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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심코 마음따라 흐르는 선
순백으로 피어난 관음소심
두근거리는 가슴 화선지로 번져
난향이 발묵처럼 퍼져갑니다

숨겨놓아도 드러나는 것을
펼칠 때마다 간절히 그대 향해 스미는 향
소심素心으로 혀 내밀어 전하고 난 뒤
부끄러워 말 못하는 불이선란입니다

마음에 담은 사연 앞다투어 피는데
먹 갈다보니 붉은 색은 바랬으나
다소곳한 화선지에 담뿍 먹을 찍어
그래도 꽃 먼저 그리고 잎을 칩니다

어느새 그윽한 묵향 맡으시고
하얀 그림자로 오신 그대
빈 가슴에 살아있는
수묵화 한 점 그리실까 떨리지만
그저 귓볼만 발그라해져 고개 들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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