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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오정과 공주의 지리산 등반일기

[ 사오정 일기]
# 2005. 4. 1. 사오정 일기
오늘은 지리산 등반 첫째 날이었다.
나는 등산을 날렵하게 했지만 내 뒤에 오던 공주, 저팔계와 손오공,
이렇게 세 명은 한 번씩 기절을 했다.
점심때 계란찜을 너무 많이 먹었는지 방구가 자꾸 나온다.
하지만 남들 모르게 조용히 뀌었다.





# 2005. 4. 1, 공주의 일기
오늘은 지리산 대장정의 첫날이자 악몽의 하루였다.
세상에나.. 똥냄새를 능가하는 방구 냄새를 맡아보긴 난생 처음이었다.
기절했다가 깨어났는데, 사오정의 엉덩이가 보였다.
그것은 공포 그 차체였다.


# 2005. 4. 2, 사오정 일기
오늘은 바람이 차서인지 애들이 라이터로 손을 녹인다.
난 추위에 강하기 때문에 그럴 필요가 없다.
애들이 불쌍하다.
결국 다들 화상을 입었다.
산에서는 불조심을 해야 한다.




# 2005. 4. 2, 공주의 일기
그렇게 말렸는데도 불구하고 사오정은 고무마 찜만 먹었다.
우리는 까스를 날리기 위해 지포라이터로
사오정 엉덩이쪽에 대고 산행을 계속했다.
세상에나! 그렇게 무서운 방구는 난생 처음이었다.
난 다행이 위력이 약할 때여서 손에 화상을 입는걸로 끝났지만,
손오공과 저팔계는 눈썹과 앞 머리카락을 모조리 태워버렸다.
차라리 집에 가고 싶다.



# 2005. 4. 3, 사오정 일기
역시 난 너무 착하다.
숨은 양심인 나는 나이 드신 아주머니를 도와드리며 산행을 계속 했다.
애들은 행군도 못하면서 나를 뒤에 오라고 했다.
난 이렇게 쌩쌩한데, 애들은 왜 그렇게 비실 비실한지..
하산한 다음에 체력훈련을 시켜야겠다.





# 2005. 4. 3, 공주의 일기
사오정은 뭐를 먹어도 절묘한 화학반응으로 무서운 무기를 만들어 냈다.
우리는 사오정을 행렬 제일 뒤로 보냈지만,
뒤에 오시던 아주머니를 도와드린다고
그가 돌아설 때마다 황색의 독가스를 마셔야 했다..
몸부림치며 쓰러지던 저팔계와 손오공의 한 맺힌 절규가 생각난다.
"저 엉덩이.. 저 .. 엉덩이에... 말뚝을..."




# 2005. 4. 4, 사오정 일기
아! 드디어 지리산 대장정이 끝났다. 모두들 지친 모습이다.
하지만, 난 참으로 많은것을 보고 배운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한다.
지리산, 지리산이여.. 영원히 사랑하리..




# 2005. 4. 4, 공주의 일기
고속버스 터미널에서 사오정이 차에 올라 손을 흔들며 떠나갈 때,
우리는 서로를 얼싸안고 울었다.
저팔계가 살아 있는 것이 믿기지 않는 듯, 자신의 뺨을 때리는 모습을 보며,
공주는 그저 흐르는 눈물을 훔칠 뿐이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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