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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4.13 11:36

초의를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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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 병 수

춘삼월 갑자기 눈 내려 눈썹이 희고
문풍지 사이 칼바람에도 온기가 스미네
흥이 일어 난을 치다가 문득 차 달이니
물가려 화로에 올리고 날 생각할
자네 그리는 뜻 접지 못해
화선지에 먹이 점점 번져갈 뿐이네

애초에 찻물 올리지 말 것을
차나무 그늘로 띄운 서신
안거에 들어 받지 못했는지
모락모락 오르는 김 사이로 찻잎 동동 떠 뱅그르 도네
빙긋이 웃고 기별 띄울 자네라서
우전*雨前을 보내지 않는다 해도
나 서운하지 않으이

차나무로 이르는 길목 잡초가 무성하다지만
다른 길로 뿌리를 두지 않는 이라
한 시각이라도 의심치 않네
다향 낮게 배어있는 일지암에서
혹 시 읊으며 올 자네에게 드리려 써 놓은
명선*茗禪 두 자 외에
이 외로운 적거지에서는 도통
잣나무 소나무 드리운 사립문 밖으로 내 심사를 말할 수 없네

차가 식어가도록
홀로 마시지 못하는 심사가 마냥 부끄럽네
소식에 목마르면 기어이 찻잔 들게 되는 일
폭설 내린 저 들녘에
새소리마저 끊긴 이유를 알겠네


*草衣: 해남 대흥사 일지암에서 머물며   완당과 깊은 친교를 맺은 스님.
                茶聖으로 일컬어 짐
*雨前: 穀雨 前에 딴 찻잎으로 만든 가장 향그러운 첫물 차
*茗禪: 茶를 마시며 선에 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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