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L’ 을 소리 내는 방법은 혀를 넓게 펴 입천장에 올려붙였다 떼면서 숨을 혀 옆으로 불어내는 혀옆소리 (Lateral) 이다. R 이 가볍고 떨리는 소리라면, L 은 무겁고 됨직하며 눅진한 소리이다. 역시 우리 글틀에 없어 위 두 말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우리 말속에는 이 두 소리가 감추어져 있다.
‘L’ 소리 ‘R’ 소리
갈래 -gallae- branch 가래 -garae- spade
놀림 -nollim- making fun of 노림 -norim- aiming
멀리 -mulli- far away 머리 -murri- head
몰래 -mollae- secretly 모래 -morrae- sand
살림 -sallim- house keeping 사림 -sarim- private sector
왼쪽의 갈래, 놀림, 멀리, 몰래, 살림 따위는 ‘L’과 꼭 같이 혀를 넓게 펴 입천장에 붙였다 떼며 혀 옆으로 숨을 불어내는 혀 옆 소리이다. 소리가 눅지고 무겁다. 오른쪽의 가래, 노림, 머리, 모래, 사림 따위는 혀끝을 얇게 펴 위로 구부리고 숨을 불어 혀를 떠는 혀 떨림 소리이다. 소리가 맑고 가벼운 혀 떨림 소리로, 영어의 'R'과 같은 특징을 갖고 있다.
왼쪽과 오른쪽 말들이 소리, 꼴 그리고 뜻도 다 다르듯이 영어도 마찬가지이다.
Lake -ㄹ래익- 호수 Rake -뤠익- 갈퀴
Lane -ㄹ레인- 차선 Rain -뤠인- 비
Lice -ㄹ라이스- 이(몸,머리) Rice -라이스- 쌀
Light -ㄹ라읻- 밝은, 가벼운 Right -롸읻- 오른쪽, 옳은
Lust -ㄹ라슫- 갈망 Rust -롸슫- 녹 슬은
위의 예에서 양쪽 말을 소리로 분명히 가리지 않으면 엉뚱한 말이 되는 것은, 앞의 우리말 예에서 보는 것과 같다. 따라서 글 쓰는 이는 ‘L’의 한글 꼴을 겹 리을로 쓴다. 우리말 예에서 보았듯이 받침 리을과 뒤따라오는 첫 소리 리을을 합하면 겹 리을이 되는 것이다. 이미 우리 글틀에는 ㄲ, ㄸ, ㅃ, ㅆ, ㅉ 등의 겹글자가 있어 쉬 익숙하리라 본다.
소리 내지 않는 ‘L' 을 살펴보자. ’L'이 낱말 가운데 닿소리 앞에 오면 ‘L'을 소리 내지 않는다.
Balm -바암- 향유, Calm -카암- 조용한, Folk -호욱- 사람들 Film -휘음- 필름 Half -해흐- 반의 Milk -미을ㅋ- 우유 Palm -파암- 종려나무 Psalm -싸암- 찬송, 시편 Talk -토옥- 말하다
위의 말들을 발름, 칼름, 홀크, 필름, 핼프, 밀크, 프삼, 톨크 라고 말하지 않는다.
우리말 틀은 한 글자 한 소리로서 쓰인 글자는 한 자도 빼지 않고 다 소리 내야 한다는 개념이 우리 머릿속에 들어있어, 영어도 똑같이 쓰인 글자는 모두 소리 내려 한다. 그러나 영어처럼 생략이 많은 언어도 없다. 특히 ㅋ, ㅌ, ㅍ, 등으로 끝나는 낱말은 끝소리를 한 낱내(Syllable)로 소리 내지 않고 입속에 가두고 만다.
Lake -ㄹ래익-, Bake -배익-, Tight -타읻-, Rope -로웁- Pipe -파입- 등등.
* 관리자님에 의해서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09-01-19 15: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