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윤의 골프 영어 : R (아ㄹ) 의 소리내기 -13-
   3. 우리말과 글틀에는 ‘ㄹ’ 로 시작하는 낱말이 없다.  두음 법칙에 의해 첫 소리 ‘ㄹ’ 은  ‘ㄴ’ 이나 ‘ㅇ'으로 소리 낸다.  락원 - 낙원, 래일 - 내일, 로인 - 노인, 량심 - 양심, 력사 - 역사, 류행 - 유행 등으로 변했다.

     영어의 R 이 낱말의 처음에 올 때는 혀끝을 얇게 해서 입천장에 닿을락 말락, 혀를 떨며 바람을 불어내는 혀 떨림소리 (Flap) 이다. 이때 혀끝이 입천장에 닿지 않게 하며 입술을 약간 오무려 소리를 둥글게 만든다.

              Race  (경주) 는    -레이스-  가  아니라      -뤠이스-            
              Radio (라디오)는   -레이디오- 가 아니라      -뤠이디오-  
              Red   (붉은)은     -레드-    가  아니라      -뤧 -
              Rice   (쌀)은       -라이스-  가  아니라      -롸이스-      
              Right  (오른쪽)은   -라이트-  가  아니라      -롸읻-    
              Rough (거친)은     -라프-    가  아니라      -롸ㅎ-     이다.

     R 의 한글 꼴은 역시 훈민정음 해례에서 찾을 수 있다.  ‘ㄹ’ 밑에 ‘ㅇ’을 붙여 쓰면 반 혀 가벼운 소리가 되어 혀를 겨우 윗잇몸에 댄다 하였다. 아마도 일본말에 여린 ㄹ 소리가 있어 이를 바르게 적고자 했음직하다. 일본말과 글에는 'L' 소리가 없다.

     한번은 일본 여자 (미국에 이민 온) 와 이야기를 하는데, 네 말이 옳다는 것을, “You are LIGHT! 유 알 ㄹ라이트!” 라고 하였다. 그 여자가 실제 말하고 싶었던 말은, “You are RIGHT! 유 아 롸읻!" 였다. 일본말에는  ‘L'소리와 글자가 없어 너무 집착한 나머지 ’R' 소리도 ‘L' 로 말한 것이다. 마치 한국 교포가 ’F' 소리에 집착한 나머지 ‘Park' 를  ’Fark'로 말한 것과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와 같이 한번 버릇 든 말은 고치기가 여간 어렵지 않다. 사투리를 아무리 고치려 해도 어딘가에 남아 있듯이 말이다. 되풀이 또 되풀이 소리 내어 연습하는 수밖에 없다.

     ‘R’ 이 낱말의 가운데, 홀소리 앞이나 끝에 올 때는 혀끝을 세워 혀를 떨지 말고 코 울림소리를 낸다.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의 다름이 여기에 있다.

                              미국식           영국식
           Birdie             버ㄹ디           바-디
           Bunker            방 커ㄹ          방 카
           Fairway           훼어ㄹ웨이       훼아웨이
           Par                파-ㄹ           파-
           Putter             파 더ㄹ          파 타
           Repair             뤼패어ㄹ         뤼패아-

     영국식 소리내기는 혀끝을 곧추 세우지 않고 입을 크게 벌려 숨이 거침없이 빠지게 한다. 따라서 영국 영어가 미국 영어에 비해 메마르고 기름지지 않으며 구부러짐이 많지 않아 우리에게 쉽게 들린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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